사랑,감동 글

설레임

inseong-baek 2009. 3. 12. 19:29

 

 

들에 피어 있는 꽃을 바다보다가

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꽃 몇 송이를 골라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있다가

그 음악의 가장 가슴 저미는 부분을 모아 누군가에게 전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동강처럼 아름다운 강가에 갔다가

푸른 산을 굽이굽이 돌아 내려오는 맑은 물과 한 폭의 한국화 같은

풍경 속에 꼭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마음이 푸른 사람을 만나고 싶다

항상 푸른 잎새로 살아가는 사람을 오늘 만나고 싶다"

이런 시를 읽다 말고 시집을 덮으며 편지지에 옮겨 적게 되는 사람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가판대 앞에 걸음을 멈추어 서서

아주 작고 하찮아 보이는 물건 하나를 만지작거리며

몇번이나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는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단순하고 솔직한, 그래서 한편으론 통속적이기도 한

유행가의 노랫말 몇 구절이

자신도 모르게 며칠씩 입에서 되풀이해서 흘러나오는 사람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산수유꽃을 보러 구례로 갈까.

복사꽃을 보러 하동으로 갈까.

동해의 일출을 보러 야간열차를 타고 정동진으로 갈까.

산목련 숲을 지나 경업대를 넘을까

고민하고 있는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 사랑이 비록 혼자 사랑일지라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때처럼 아름다운 때는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빗발과 나뭇가지처럼

서로 스미지 못하고 바람과 구름처럼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 해도

자기 생에 있어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동안만큼 아름다운 시절은 없습니다.

그 시절만큼 마음이 순수해지고 맑아지는 때는 없습니다.

사랑하고 있는 동안처럼순수하게 설레고 가슴 조이는 시간은 없습니다.

생에 있어서 그렇게 설레는 때가 많이 오는 게 아닙니다.

설레임을 잊은 지 오래인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문 여는 소리, 발자국 소리, 전화벨 소리, 낮은 숨소리 하나에까지

온몸의 솜털이 모조리 일어서곤 하던

그 기대와 기쁨과 환희와 좌절과 실망을.

사랑의 기쁨이 왜 고통이고 사랑의 아픔이 왜 행복인지를.

천지에 꽃은 가득가득 피는데

설레입도 두근거림도 사라진지 오래되었구나 하고

느끼는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 좋은 생각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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