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감동 글

아들에게

inseong-baek 2009. 3. 13. 23:05

 

 

 

 

아이 앞에 숫자를 몇개 써 놓고 읽어 보라고 하니

아이는 다분하고 졸리는지 연거푸 하품만 한다.

내 친구 아이는 우리 아들보다 55개월 빠른데 벌써 덧셈, 뺄셈 들어갔다던데...

우리 아들보다 4개월 빠른 4층 아이는 숫자는 물론이고 한글도 쓴다는데...

옆집 아이는 우리 아들보다 어린데 알파벳을 다 안다는데...

순간 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그래, 비교하면 안 되지'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36개월 된 우리 아들.다른 애들보다 조금 늦게 숫자를 가르친 것 같아

조급하기만 한 내 마음을 아들은 조금도 몰라주는 것 같아 속상하다.

'조금 크면 다 알게 되겠지'하고 마음을 여유롭게 가져 보지만

막상 내가 써준 숫자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목소리부터 커진다.

결국 구겨진 얼굴을 하고 숫자 공부를 끝낸다.

숫자 공부를 끝내고 막 새우잠이 든 아들의 얼굴이 편해 보이지만은 않다.

설마 꿈속에서까지 숫자가 우리 아들을 괴롭히진 않겠지...

창조력과 상상력이 주입식 공부보다 아이에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잠든 아들에게 조용히 속삭여 본다.

"아들아, 숫자를 제대로 못 일어도 너는 나의 사랑스러운 아들이란다.

이제 엄마가 화 안낼게. 대신 아들아, 숫자를 잘 읽는 것도 좋지만

밥이 필요한 사람에게 밥 한 그릇을 나눠 줄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어라.

여러가지 색깔의 이름을 알아 맞추는 것도 좋지만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게 더욱 소중하다.

 

글자 하나 빨리 아는 것도 좋지만 어려운 사람에게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할 줄 아는 게

더욱 소중하다는 것도 엄마가 너에게 진정 가르쳐야 할 것들이란다.

엄마는 지식인보다는 지혜로운 사람이 더 좋다.

우리 아들, 힘내라."

 

 

                       - 좋은 생각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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