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감동 글

큰 돌

inseong-baek 2009. 3. 16. 16:18

 

 

'차츰 개인 물건을 줄여 나간다',

'노년의 고통을 인간의 완성을 위한 선물로 받아들인다',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기른다'.

요즈음 읽고 있는 '소노 아야꼬'의 '100년의 인생, 또 다른 날들의 시작'이라는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소제목들입니다.

이 책은 서글픈 느낌을 주는 한편, 6~70대의 나이로 미리 날아가

인생에 대해서 조용히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무더운 여름을 힘겹게 지내다가 어느날 아침 갑자기 살갗을 스치는 신선한 바람에

화들짝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이 책을 손에 들고 있는 요즈음. 종종 나이와 인생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이제 내년이면 사십. 흔히들 공자 말씀따라 '불혹'이라 칭하며 스스로를 높여 이야기하곤 하지만,

사십 나이 불혹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문득 얼마 전에 들었던 감명 깊은 이야기 하나가 생각납니다.

어느 시간 관리 전문가가 경영학과 학생들 앞에서 퀴즈를 냈습니다.

그는 항아리를 탁자위에 올려 놓고 주먹만한 크기의 돌로 가득 채웠습니다.

"이 항아리가 가득 찼습니다?"

 

"예"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합니다.

그러자 이번엔 탁자 밑에서 자갈을 한 움큼 꺼내 항아리에 넣고 적당히 흔듭니다.

주먹만한 돌 사이에 자갈이 가득 차자 그는 다시 물었습니다.

"이 항아리가 가득 찼습니까?"

 

"..."

 

이번엔 아무도 말이 없습니다.

그러자 그는 다시 탁자 밑에서 모래주머니를 들어올려 자갈 사이의 빈틈을 모두 채운 후 묻습니다.

"이젠 가득 찼나요?"

학생들이 가만히 있자

그는 조용히 물 주전자를 들어올려 항아리에 물을 부었습니다.

이제 강사가 묻습니다.

"이 실험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누군가 대답합니다.

"당신의 스케줄이 아무리 가득 차 있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그 사이에 또 다른 일을 끼워 넣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럴듯하지만 제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만약 우리가 맨 처음 큰 돌을 넣지 않았다면,

영원히 큰 돌을 넣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에게 이 '큰 돌'은 무엇일까?

시간이 더 가기 전에 항아리 속에 먼저 넣어야 할 바로 그것은 무엇일까?

저는 이 구절들을 읽으며 지금도 생각중입니다.

'자신의 죽음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도록 노력한다.'

'차츰 개인 물건을 줄여 나간다'...

 

 

                 - 좋은 생각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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