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절벽
오랜 풍파작용을 견디다 못한
바위들이 쩍쩍 소리를 내며 갈라져
떨어져 내리는 곳
어느날 그틈에서 새파란 싹이 돋아났어
"나 여기서 살아도 돼?"
나무는 말했어
"위험해.. 여긴 네가 살만한 곳이 못돼"
바위는 냉정히 말했어.
"늦었어.. 이미 난 뿌리를 내렸는걸..."
"넓고 넓은 세상을 놔두고 왜 하필 이곳으로 왔어.?"
"운명이야. 바람이 나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어.."
그 좁은 틈에서도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났어
바위는 나무를 볼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
"다른 곳에 뿌리를 내렸으면 넌 정말 멋진 나무가 돼었을텐데"
"그런말 하지마 난 이곳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나무는 고통스러웠어..
커가면 커갈수록 물이 부족했어
"좀더 뿌리를 깊이 내려봐"
바위도 말을 했지만 점점 버티기가 힘들여져만 갔어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 내릴수록 바위에 균열이 생기고 말았어
나무와 바위는 그렇게 수십년을 살았고 이윽고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어
"나무야.. 나 더이상은 버틸수 없을것 같아!
나 이곳에서 십억년을 살아왔어
이제야 그이유를 알것같아
나는 너를 만나기위해 십억년을 기다려 왔던거야."
"......."
"네가 오기전에 난 아무것도 아니였어
네가 오고서야 난 기쁨이 뭔지도 알았어"
"나도 그랬어.. 난 이곳에 살면서 한번도 슬퍼하지 않았어"
그날밤 폭풍우가 몰아쳤어
나무는 바위를 꼭 끌어안고 운명을 같이 하였어
네가 내 가슴에 뿌리를 내린다면
난 널 위해 날마다 쪼개지는 바위가 되더라도 행복하겠어
비록 그것이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난 널 위해 같이 눈 감을수 있는 고통을 선택하겠어...
- 좋은 생각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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