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에 친정엘 찾았습니다.
몇 개월만이었지만 너무도 작아진
부모님의 모습과 주름진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겨울 외투 하나 없이 얇은 봄 잠바를 입고
자식 먹을 생선을 사러 가시는 아버지와
수없이 많은 일로 지문이 닳아 없어진
어머니의 굵고 거친 손마디를 보면서
친정 일엔 마음뿐이고 너무 등한시 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이틀간의 친정 나들이를 끝내고
집에 돌아올 때 바리바리 싸주시는 부모님께
저의 죄책감에서 였는지
버럭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생선 비리고 냄새나서 우리 안 먹어
그냥 안가지고 갈래!!"
"싸 주면 다 버릴거야"
결혼도 한 막내딸이 이렇게 철없이
떼를 쓰며 소리를 질러도
부모님은 "아 우리 막내가 어째 그랴~~
가져가 구워 묵어라 잉"
하며 절 달래셨습니다.
전 제 자신에게 났던 화를
부모님께 화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곤..제 신랑을 잡아 끌곤 가자며
차에 올라타고 있었습니다.
그 뒤에선 엄마가 애써 태연한 척
"잘 가고 전화햐" 말씀하시곤
집으로 들어가는게 보였습니다.
제 신랑은 절 나무랬고 가서
장모님께 사과하고 오라고 절 떠 밀더군요.
그래서 전 울면서 집에 들어가보니
어머니가 부엌 한쪽에서
눈물을 흘리시고 계셨습니다.
저와 어머닌 둘이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지요.
"엄마 미안해"
전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엄마는 "괜찮어 괜찮어 막내야 자식이니까
부모한테 그래도 다 용서되는겨
핏줄끼린 미안한거 없어" 하시며
절 끝까지 위로 하신 어머님께
너무나 죄송하고 마음아파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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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MBC라디오 지금은 라디오시대에서 방송된 내용이라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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